
신입 혹은 이제 갓 대리를 단 직원들에게 가끔 하는 말이 있다. 연금저축펀드 개설 후 꾸준히 모을 것, 대리 진급 후 퇴직금은 DC로 전환할 것.
내가 DC를 추천하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1. 연봉 상승률이 낮다.
2. 진급이 쉽지 않다.
3. 직급 폐지로 사실상 진급이 없다.
1번은 대부분 직장에 속할 것이다. 연봉인상률이 높아봐야 3% 초중반대인 곳들이 생각보다 많다. 거기에다가 우리 회사처럼 ‘프로’로 직급을 통일해 놓은 회사라면 진급으로 인한 높은 연봉상승률을 기대하기 어렵다.
DC를 추천하는 이유는
1. 내가 직접 퇴직금을 운영할 수 있다.
2. 최소 20년 이상 사회생활을 할 텐데 그 긴 시간 동안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다.
물론 DC도 단점은 있다.
1. 내가 운영하기에 책임도 내가 진다. 즉, 원금손실이 가능하다.
2. 투자를 신경 써야 한다(물론 1년에 1~2회면 족하다)
3. 연봉상승률이 높거나 큰 진급을 앞두고 있다면 DB가 퇴직금 총액이 클 수 있다.
나의 경우 큰 진급을 바랄 수 없는 연봉상승률 낮은 회사에 다니고 있기 때문에 DC가 최적의 선택이라 할 수 있다.
특히나 지금 같은 시기에 DC는 아주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미국, 한국 모두 주식이 고공행진하고 있기에 내 퇴직금도 수혜를 보는 것이다. 만약 이러다 주식이 떨어지면? 그래도 괜찮다. 이미 5년 이상 긴 시간 동안 분할 매수 및 cost averaging 효과를 통해 평단이 낮기에 웬만한 하락에도 손해로 돌아서지 않는다. 심지어 퇴직연금은 위험자산을 70% 밖에 담을 수 없다.

빨리 DC로 전환 후 직접운용을 선택한 덕분에 기존 DB였다면 최소 몇 년은 더 있어야 받았을 금액을 달성했다. 그렇다고 대단한 운용을 한 것도 아니다. 그저 인덱스
펀드만 매수했다.
코스피가 급상승하는 사람들 중 포모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어쩌면 가장 포모를 느껴야 할 부분은 그 당시 삼전닉스를 사지 못했음이 아니라 몇 년 혹은 십수 년간 가만히 잠들어 있는 퇴직금이어야 한다.
다시 회사 얘기로 돌아오자면, DC로 전환하는 게 합리적이었던 사람들 중에 움직인 사람은 매우 소수였다. 대부분 귀찮음과 생소함 때문인지 오랫동안 굴릴 수 있는 퇴직금은 그대로 둔 채 열심히 급등 테마주 혹은 2배, 3배 레버리지에 몰두하고 있다. 혹은 그마저도 안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결국 안정적인 재정을 만들어가고, 경제적 자립과 자유를 얻는 것은 움직이는 소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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