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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덩이 굴리기/따뜻한 노후 쌓아 올리기

일에 대한 생각, 파이어족 과연 나에게 맞을까?

by 바나나맛완 2024. 4. 28.

 

지금 하는 일. 생각보다 잔잔하게 하기가 싫다.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딜 때, 적성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빠른 취업만을 위해 첫 직장을 선택한 것이 화근이 되어 아직까지도 딱히 적성에 맞지 않는 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그래도 나름 책임감은 강해서 주어진 일은 제대로 처리하는 편이었고 이 덕분에 적당한 인정은 받으며 회사를 다니고 있다. 적당한 업무 강도에 적당한 월급(현재는 좋은데 뒤로 갈수록 상승률이 바닥이라 적당하다는 말 밖에 안 나옴), 당장은 굳이 내가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가 될 현실이 아니기에 여기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맞지 않는 적성 어디가랴? 게다가 정년 보장은커녕 40대 중반이 되면 나가라는 압박이 나오는 회사에 다니고 있기에 항상 파이어(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에 관심을 갖고 있다. 다행히 나와 여자친구 둘 다 검소한 편이며 직장생활 시작과 동시에 50% 이상의 저축, 투자를 계속해오고 있다. 나름 직장 생활한 연차 치고는 꽤 많은 돈을 모으긴 했다.

  그래도 파이어를 하기엔 돈이 턱 없이 부족하긴 하다. 특히, 앞으로 자녀계획까지 고려한다면 그리고 중간에 육아휴직을 고려한다면 더더욱 자금이 턱 없이 부족하다.

계산을 해보면 좀 더 명확하다.

  수도권 자가 1채가 있어야 하고, 생활비를 한 달에 300만원으로 가정했을 때, 4% 룰을 생각하면 9억 원의 현금이 필요하다. 물론 이건 진짜 간략하게 계산한 것이니 인플레까지 고려하고 우리의 통제를 벗어난 이벤트까지 생각하면 추가로 몇 억은 더 필요할지도 모른다. 수도권 자가 1채를 5억이라 가정해도 당장 최소 14억이 있어야 파이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의 벌이로 1년에 5천만 원 정도 모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14억을 모으려면 단순 계산으로 28년, 연간 4% 수익으로 계산하면 약 19년이 걸린다.


파이어족만이 답은 아니다! 시간 활용을 할 수 있는 바리스타 파이어도 좋은 대안이다.

 

  하지만 일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난 지금 하는 일이 분명 재미도 없고 보람도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정말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간신히 버티고 있는 실정도 아니다. '그냥 별생각 없이 할만하다'.

  또한, 일 자체에 너무 큰 의미를 두진 않는다. 일이 나를 정의하는 것도 원치 않는다. 과거에 인류가 밖에 나가 사냥을 해왔던 것처럼 나에게도 일은 그저 밖에 나가 사냥해 오는 일에 지나지 않는다. (다만 지금의 일은 적성에 맞지 않아 하기 싫은걸 너무 억지로 해야 해서 문제임...!!)

  그리고 난 사람은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변에 정년 은퇴 후 서서히 아프기 시작하더니 금방 돌아가시더라는 이야기를 다들 한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사람은 일을 하지 않으면 무료하고 늙어간다. 또한, 돈 벌이를 하지 않음으로 자존감도 낮아진다. 따라서 나는 적당한 노동은 사람에게 활력을 준다는 입장이다.

  그러니, 내가 원하는 건 완전한 파이어족을 아니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그렇다면 어떤 형태의 라이프스타일을 목표로 잡아야 할까? 난 '바리스타 파이어'가 나에게 맞는 목표라고 생각한다.

1. 바리스타 파이어는 최소한의 일을 할 수 있다.

  큰 책임과 부담이 뒤 따르는 일을 할 필요가 없다. 나는 생각보다 성취욕구나 승부욕이 강한 사람이 아니다. 꼭 대기업 사무직 같은 타이틀이 중요한 것도 아니기에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다. 즉, 어차피 큰 부담 없이 하는 일이니 리스크도 없다. 참고로 지금은 손해평가사를 목표로 생각하고 있다.(시즌에 바짝 일하고 농한기엔 쉼, 나이 제한도 없음.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이상적이 직업)

2. 필요한 은퇴 자금을 줄일 수 있다.

  300만원의 생활비 중 150만 원만 벌더라도 은퇴 시점을 반이나 줄일 수 있다. 생활에 활력도 얻으면서 시간을 더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시점을 앞당기는 것이다. 여기에 건보료를 아낄 수 있는 것은 덤이다.

3. 내 시간을 비교적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꼭 24시간 내내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할 필요는 없다. 사실 그렇게 하고 싶은 게 많지도 않다. 다만 나는 시즌별로 해외에 나가 한 달 이상 살아 보고 싶고 거기에서 콘텐츠를 만들어 보고 싶다. 이 부분은 다음 포스팅에서 자세히 다루는 걸로.

4. 정신적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직장 생활.. 뭐 그냥 하는 거긴 하지만 스트레스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바리스타 파이어를 하면 앞날의 막막함이 아예 없어지진 않겠지만 Full time 직장을 다닐 때보단 많이 홀가분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단점도 있다. 젊었을 땐 이런 저런 일을 구할지 몰라도 나중에 나이가 들고 나서는 적당한 일자리를 못 구할 수도 있다. 즉, 제대로 준비 되지 않으면 나이가 들 수록 조급해지고 불안해 질 수 있다. 따라서 나이 제한 없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봐야 한다.


결론은...

  내가 노동 자체가 싫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지금 보다 자유로우면서도 하기 싫은건 최대한 피하는 쪽으로, 시간을 나와 가족들을 위해 많이 쓸 수 있는 환경으로 바꾸고 싶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꾸준한 저축, 재테크 그리고 긴 건강수명을 위한 운동으로 조금씩 나아가다보면 언젠간 목표에 도달할 것이라 본다.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과연 내가 꿈꾸는 라이프 스타일이 무엇인지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다음 포스팅엔 내가 원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정의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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