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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덩이 굴리기/독서

03. 달러를 이용한 파이프라인 만들기 - 나는 주식 대신 달러를 산다 (박성현 저)

by 바나나맛완 2021. 8. 16.

 

평범한 직장인의 파이프라인 만들기 1.

 

나는 주식 대신 달러를 산다 - 박성현 저

 

  월급 외 수익을 만들기 위해 파이프라인을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각자 다른 방식으로 마을 어귀의 물을 떠 오는 두 청년의 이야기인 '파이프라인의 우화'를 익히 들어보았을 겁니다. 사람들의 무시와 조롱에도 굴하지 않고 물을 퍼오는 대신 자동으로 물을 끌어 올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 청년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나는 과연 어떤 파이프라인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오늘 읽은 책은 그런 저의 고민에 한 가지 답을 던져주는 아주 소중한 책이었습니다. 200 페이지가 넘는 책을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은 몇 안 되는 책이었어요. 저자는 투자 대상으로서 달러의 우수성, 잃지 않는 달러(혹은 주식) 투자 시스템을 200장에 걸쳐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다소 비슷한 내용이 반복된다는 느낌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통찰력을 주는 책임엔 틀림없습니다. 오늘은 이 책의 핵심 내용을 정리해볼게요.


1. 왜 달러인가?

 

 

  워런 버핏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무엇이든 그것의 가치보다 싸게 사면 돈을 잃지 않는다'라는 말이죠. 즉, 투자에선 어떠한 형태의 자산이든 그것의 가치를 정확히 파악하는게 중요합니다. 부동산이나 주식은 그 가치를 따지기 위해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부동산의 경우 평형, 세대수, 입지 등이 있겠고 주식의 형우 PER, PBR, POE 등 다양한 수치들이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가치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금'은 어떨까요? 5만 원 지폐의 가치는 5만 원이고 100달러 지폐의 가치는 100달러입니다. 여기에서 달러 투자의 투자 철학이 발생합니다.

  달러는 그것의 가치가 비교적 명확하게 표면에 적혀있기 때문에 다른 투자의 형태보다도 안전한 투자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달러도 매시각 가치가 조금씩 변하고 화폐의 교환 가치인 환율이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적정 가치를 가늠하기 위한 몇 가지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주식 등과 비교했을 때 달러의 가치 등락은 상당히 제한적입니다. 이는 달러가 지구촌 대장인 '미국'의 화폐라는 특징이 주는 효과이기도 합니다(역시 캡틴 아메리카..)

  또한, 달러는 전 세계가 사용하는 기축통화입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망하지 않는 이상 달러는 전세계에서 쓰일 것이며 그 어떤 화폐보다도 가치 있는 화폐라는 점은 변하지 않을 겁니다. 따라서 원화로 달러를 사는 행위는 효용 가치가 낮은 화폐를 이용해 효용 가치가 높은 화폐를 사는 행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 세계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화폐를 산다는 것은 위험할 게 없는 행위입니다(물론, 비싼 환율에 사서 성급하게 손실을 확정 짓는 행위만 하지 않는 다면 말이죠).

  하지만 달러가 항상 높은 환율만 유지한다면 투자 가치는 전혀 없겠죠. 달러의 가치는 비슷할지언정 '가격'은 여러가지 요인에 따라 변하게 됩니다. 즉, 나무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지만 그림자는 오전, 오후 시시각각 다른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그 등락이 천정부지로 뛰거나 급락하지 않습니다. 당장 우리가 달러 환율을 생각할 때 관념적으로 1 USD = 1000원 ~ 1100원을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죠. 실제로도 IMF와 같이 큰 사건을 제외하면 환율은 대부분 박스권을 유지합니다. 따라서 달러 투자는 가격 변동에 따라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기 쉬운 단순한 구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적정한 '가격'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2. 달러 투자의 네 가지 데이터

 

1) 52주(1년) 평균 달러 데이터(원/달러 환율과 달러 지수)

  혹시 달러가 휴지조각이 되는 일이 있을까요? 달러의 가치가 떨어져 원/달러 환율이 1,000원 이하로 떨어 질 수는 있지만, 원화의 가치가 하락해 원/달러 환율이 2,000원, 3,000원 이상이 될 가능성보다는 훨씬 적습니다. 애초에 미국의 달러 가치가 대폭락 하여 휴지 조각이 되는 파국이 온다면 과연 원화는 무사할까요? 따라서 원/달러 환율은 단기적으로 교환 비율의 유불리가 있을 수는 있으나 환율의 하락과 상승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아무리 환율이 떨어진다고 해도 1990년대의 700원대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며, 반대로 아무리 상승한다 하더라도 역대 최대치인 1997년 IMF의 1,700원까지는 오르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하방과 상방은 700원, 1,700원 정도로 볼 수 있죠. 하지만 이는 극단적인 데이터라 보편적으로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52주(1년)의 데이터를 활용해야 합니다. 52주 원/달러 환율과 달러 지수를 투자의 지표로 사용한다면 지금의 환율의 유불리를 판단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2) 달러 갭 비율

  달러 지수가 달러의 절대적 가치를 의미한다면 달러 지수의 등락에 비례해 원/달러 환율도 비례하여 등락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달러 지수와 원/달러 환율은 비슷하게 움직입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은 '교환비율'이기 때문에 원화 가치의 등락에도 영향을 받기에 두 개의 수치가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 것입니다.

 

달러지수
원/달러환율

  원/달러 호나율이 결국 달러 지수에 수렴한다고 가정하면, 달러 지수의 상승과 하락은 곧 원/달러 환율의 상승과 하락일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저자는 원화의 가치는 결국 원래의 수준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제하에 달러에 투자합니다. 즉, 달러 지수가 100이고 원/달러 환율이 1000원이라면 달러 갭 비율은 10이 됩니다(100/1000*100) 그런데 달러 지수가 10% 상승하고 원/달러 환율은 그대로라면 달러 지수는 11로 상승합니다. 현재 달러 갭 비율이 기준이 되는 달러 갭 비율보다 높을 경우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것이죠(원/달러 환율이 10% 오른 1,100원에 수렴하면서 기준이 되는 달러 갭 비율에 맞추어감).

  따라서 52주의 평균 달러 갭 비율과 현재의 달러 갭 비율을 비교한다면 현 시점 원/달러 환율의 모멘텀을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3) 적정환율

  여기에 마지막으로 적정환율이라는 것을 산출합니다. 적정환율이란 현재 달러 지수 / 52주 평균 달러 갭비율 * 100을 한 것인데요, 현재의 원/달러 환율이 적정환율보다 낮을 때 그만큼 오를 수 있다는 뜻이므로 이 시기에 투자를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정리하자면

- 원/달러 환율이 52주 평균 환율보다 낮고

- 달러 지수가 52주 평균보다 낮고

- 달러 갭 비율이 52주 평균보다 높고(환율이 올라간다는 뜻이므로)

- 현재의 환율이 적정환율 보다 낮을 때 투자를 '시작해도' 좋습니다.

 


3. 세븐 스플릿 투자 시스템

블랙잭 스플릿

  세븐 스플릿 투자 시스템은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평가 수익만을 확정시키는 투자 시스템'입니다. 다음과 같이 예를 들어 볼게요.

  달러 투자 데이터를 통해 투자를 시작해도 되는 시점의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이라면 그룹 1이 1,200원에 달러를 산 후 환율이 10원 하락할 때마다 추가로 구매를 합니다. 그렇게 되면 그룹 2 = 1,180원, 그룹 3 = 1,160원... 이런 식으로 추가 매수가 계속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이때 평균 단가는 신경 쓰지 않습니다. 환율이 1,170원으로 오른다면 그룹 3의 달러는 1달러당 10원의 수익이 발생합니다. 만약 환율이 다시 1,150원으로 떨어진다고 해도 이미 수익을 본 그룹 3의 수익금으로 다시 1,150원에 달러를 사면 됩니다. 이때 수익을 계속 재투자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식으로 정해 놓은 기준으로 '분할 매수'하여 원/달러 환율의 등락에 맞추어 매수와 매도를 반복해 수익을 극대화 하는 방법입니다. 물론, 너무 비싼 가격에 달러를 사두면 장기 투자로 가야겠지만, 우리는 '물건'이 아닌 '현금'을 산 것이기 때문에 이를 미국 ETF, 주식 등에 투자해 놓고 적절한 시기를 기다리면 됩니다. 따라서 손실을 확정 짓지 않는 이상 손실이 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달러는 주식과 다르게 박스권에서 움직이며 원하는 환율이 다시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무리하게 레버리지를 일으키지 않는 이상 손해를 확정 짓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봅니다.

 

  하지만 달러처럼 등락이 크지 않고, 안전자산으로 분류될 만큼 투자 안정성이 큰 자산은 수익률이 낮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1. 투자 규모를 크게 키우거나

2. 투자의 횟수(수익 실현)을 극대화해야 합니다.

 

세븐 스플릿은 상황만 맞으면 지속적으로 추가 매수하고, 자잘한 원/달러 환율의 등락에 맞추어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기 때문에 위의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4. 세븐 스플릿 투자 시스템의 몇 가지 원칙

 

1) 건당 최소 0.3% 이상의 목표 수익률

  달러는 주식과 다르게 일 변동성이 0.3 ~ 1% 내로 움직이므로 추가 매수의 갭은 적어도 0.3% 이상이어야 합니다. 즉, 환율이 요즘같이 1,160원이라면 3.5원 이상은 되어야 한다는 말이죠. 따라서 보통 추가 매수의 갭은 3원 ~ 10원 사이로 설정해야 유의미한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2) 레버리지를 일으키지 않는다

  시스템을 통해 체계적으로 달러를 매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출 만기가 도래하거나 급전이 필요한 경우가 발생하면 손실을 확정 지어야 할 경우가 발생합니다. 따라서 달러 투자는 100% 여유 자산으로 하는 것을 권합니다.

 

3) 손절매 하지 않는다.

  주식의 상장폐지처럼 투자 대상으로서 가치가 '0'이 되어버리면 이 시스템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하지만 지구에 운석이 떨어져서 미국이 망하지 않는 한 달러가 휴지 조각이 되는 일은 없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해도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섣부르게 손절매해서는 안됩니다.

 

4) 최초 매수는 전체 투자 규모의 5%를 넘기지 않는다

  이 시스템은 투자해도 좋은 시점에서 하락할 때마다 추가 매수를 통해 수익 구간을 세분화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따라서 처음부터 많은 투자금을 투입할 경우 뒤에 추가 매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5% 이하의 자금으로 첫 투자를 시작하는 걸 추천합니다.

 

5) 추가 매수 시 투자 규모는 이전과 동일한 규모로 한다

  세븐 스플릿 시스템은 장기 투자라기 보다는 단기 투자에 오히려 가깝습니다. 따라서 수익의 크기보다는 수익 실현에 중점을 두는 것이 좋습니다. 따라서 박스권 안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원/달러 환율에 따라 계속 수익을 실현하는 게 포인트입니다. 추가 매수 시 이전과 같은 규모(투자 고수의 경우 오히려 규모를 키우는 것도 가능)로 투자해야 거듭하는 등락 속에서 꾸준한 수익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파이프라인을 하나 찾은 것 같습니다. 수중에 큰 돈은 없지만 적어도 위의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작은 돈이라도 조금씩 파이프라인을 키워가다 보면 언젠간 내공이 쌓이고 더욱더 큰 파이프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중간중간 애매하게 가정으로 짚고 넘어가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우리가 경제학 논문을 보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투자에 큰 무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 공부하고, 또 공부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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